[도서 리뷰/스포]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1)

※ 리뷰 곳곳에 스포일러 있음.
황금가지 판본으로 정주행 중.
사실 전집을 다 읽을 생각은 없고 한국에서 유명한 작품들 위주로 읽고 있다.
사실 대체로 읽었던 것들이다만 이제와서는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범인이 누군지 결말이 뭔지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기록의 필요성을 느낌.
1.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2.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3. 오리엔트 특급살인
4. ABC 살인 사건
5. 나일강의 죽음
6.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7. 서재의 시체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에르퀼 푸아로 , 이 몸 등장!
젊은 남자와 결혼한 돈 많은 노부인이 사망했다. 사인은 약물에 의한 중독사. 그녀의 남편이 그 약물을 산 것을 약국 직원이 증언했다. 하지만 강력한 용의자인 그의 어린 남편은 자기변호를 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데….
첫 작품에서부터 보이는 헤이스팅스 대위의 금사빠 기질.
한 번 용의선상에서 제외된 사람이 범인. 일사부재리를 노리고 일부러 쇼를 한 것이었다. 동기는 물론 돈. 가장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결국 그가 범인이었음. 범인탈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마을 유지이자 돈 많은 노신사 애크로이드. 그의 약혼녀는 그에게 편지를 남기고 자살했다. 애크로이드는 그녀의 편지를 읽지 못한 채 살해되었고, 문제의 편지도 사라졌다. 각종 동기를 가진 애크로이드의 양자와 조카, 비서와 하인들. 그리고 애크로이드 저택을 주시하는 말 많은 마을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은퇴하고 한적한 마을로 내려와 호박이나 기르려던 푸아로는 마을 의사인 셰퍼드 박사와 함께 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 헤이스팅스는 결혼하고 아르헨티나로 떠났고, 셰퍼드 박사가 푸아로의 조수 역할을 하며 모든 상황을 기록한다. 푸아로는 작중 내내 헤이스팅스를 떠올린다.
그런데나 세상에, 화자인 셰퍼드 박사가 범인. 그는 애크로이드의 약혼녀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고 있었고, 그녀가 편지를 남기고 자살하자 범죄가 드러날 것을 걱정해 애크로이드를 죽였다. 나름 머리도 잘 썼고, 거기에 대해 자부심도 있었던 것 같은데 하필 에르퀼 푸아로가 옆집에 이사를 올게 뭐람.
그런데 은퇴한 에르퀼 푸아로가 이곳에 와서 호박을 기르고 있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크리스티 소설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달리는 열차 안. 비수기에 희한할 정도로 자리가 없다. 밤 중에 승객 한 명이 자기 방에서 살해당하고, 시체와 범행현장을 살펴본 후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진다. 소심하기도 하고 과감하기도 하고, 힘이 세기도 하고 연약하기도 하고, 남자일 것 같기도 하고 여자일 것 같기도 하고…, 모든 증거가 중구난방, 특정한 성향을 가리키는 것이 전혀 없다! 그 와중에 폭설로 고립된 열차. 푸아로는 철도 회사 직원의 의뢰를 받고 경찰이 오기 전 12인의 승객들과의 면담을 통해 진상을 알아내기로 한다.
12명의 승객들이 모두 공범. 이 사람 저 사람이 찌르고, 서로가 서로의 알리바이를 확보해 주니 당연히 해결이 안 될 수밖에. 이들은 한 가지 사건의 피해자와 여러모로 아는 사이였고, 복수를 위하여 이 열차에 모인 것이다. 폭설만 안 왔어도 성공할 수도 있었지만 계획에 이변이 발생했을 때 접었어야지. 에르큘 푸아로가 있잖아.
ABC 살인 사건
에르큘 푸아로에게 도전!
푸아로는 범행 장소가 적힌 살인예고장을 받고는 불길함을 느낀다. 그 이외에 다른 이들은 모두 장난으로 치부하지만 실제로 범행의 날, 앤도버에서 앨리스 애셔가 살해당한다(A). 그리고 다음 살인예고와 함께 벡스힐에서 베티 바너드가(B), 처스턴에서 카마이클 클라크가 살해된다(C). 범행 현장마다 범인이 일부러 놓고 간 듯한 ABC여행책자가 있었기에 범인은 ABC라고 명명된다.
한편 인생에 실패한 듯 보이지만 이름만은 거창한 남자, 알렉산더 보나파르트 커스트(ABC)가 있다. 매번 살인이 있던 날 범행 현장 근처에 있었던 그는 D살인이 벌어지던 날 소맷자락에 피를 닦고 있던 것이 목격되어 체포된다. 과연 그는 이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가. 과연 범인은 왜 에르큘 푸아로에게 도전장을 보낸 것일까.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겨라. 뭐 그런 논리에 입각하여. 실제로 죽어야 했던 건 세 번째 피해자인 카마이클 클라크였다. 형의 재산을 노리고 그의 동생이 저지른 범죄. 자신이 용의선상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차별 연쇄살인인 척 가장하고 모든 혐의가 A.B.커스트에게 돌아가도록 수를 쓴 것. 나름 비상한 계획과 실행력으로 거의 용의선상을 벗어났으나, 목적을 달성한 후에 빠져가지고 D살인에서 대충 아무나 죽이는 바람에 꼬리를 밟혔다. 바보 아니야?
나일강의 죽음
영국에서 가장 돈 많은 아가씨 리넷 리지웨이. 심지어 예쁘기까지. 자기 좋다고 매달리는 일등 귀족 신랑감을 버리고 절친한 친구의 가난한 약혼자, 사이먼 도일에게 반해 결혼하고 만다. 리넷과 사이먼의 결혼 이후 약혼자를 빼앗긴 자클린은 도일 부부를 스토킹 하고, 얼마 없는 재산을 탕진해 가며 둘이 가는 곳은 어디든 따라다닌다. 도일 부부는 비밀리에 나일 강의 유람선을 타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자클린은 그곳까지 따라와 부부의 신경을 긁는다.
어느 저녁 자클린과 사이먼이 언쟁을 벌이다 자클린은 사이먼에게 총을 쏘고, 그 소란이 있던 다음 날 리넷은 자기 방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 와중에 매우 값비싼 리넷의 목걸이가 도난당한 것이 알려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넷의 하녀 또한 메스에 찔려 시체로 발견된다.
리넷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게 될 사이먼은 총에 맞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고, 또 다른 강력한 동기를 가진 자클린 또한 사이먼에 의해 알리바이가 증명된 상황. 각자 알리바이가 있는 가장 강력한 용의자들.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여자의 죽음과 그녀의 목걸이 그리고 하녀의 죽음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원래 연인 관계였던 자클린과 도일이 공범이었다. 애초에 도일은 리넷을 사랑한 적이 없다. 각자 원수지간을 연기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치정극을 벌이는 양 서로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준 것. 멍청하고 욕심 많은 남자와 멍청하고 사랑 많은 여자의 러브스토리. 끝에 자클린이 사이먼을 죽이고 자살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서재의 시체
밴트리 부부의 저택 서재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죽은 이는 머제스틱 호텔에서 댄서로 일하던 루비 킨이라는 여성이며, 그녀의 신원은 같은 호텔에서 일하던 루비의 사촌 언니 조시가 확인해 주었다. 저택의 주인 및 고용인들은 죽은 이와 전혀 안면이 없는 상황. 범인을 수색하던 경찰은 제퍼슨이라는 백만장자가 곧 루비를 양딸로 입양할 계획이었던 것을 알게 되고, 제퍼슨 사후 유산을 상속받게 될 그의 사위와 며느리를 의심하지만 둘 모두 알리바이가 확실한 상황. 그리고 이와 별개로 수사 도중에 차량 안에서 불에 탄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루비의 시체가 발견된 저택 주인인 밴트리는 루비와의 관계에 대해 각종 루머에 시달리게 되고, 밴트리 부인은 남편의 혐의를 해소하기 위해 미스 마플에게 부탁한다. 그리하여 마플양은 사건 관계자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범인은 루비의 사촌과 제퍼슨의 사위. 두 사람은 제퍼슨이 죽을 때까지 숨기기로 하고 몰래 결혼한 사이였다. 애초에 서재에서 발견된 시체는 루비 킨이 아니었는데, 사촌언니가 사망시각을 조작하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한 것. 아무 관련 없는 여학생을 죽이고 시체를 바꿔치기했다. 나중에 차 안에서 불탄 시체로 발견된 것이 진짜 루비 킨.
시체가 왜 밴트리 부부의 저택에 있었는가 하면, 두 사람이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고 했던 남자가 그날 밤 술에 취해서 자기 집에 있는 시체를 보고 평소에 싫어했던 밴트리 씨네 저택에 갖다 논 것. 실로 웃기고도 정신 나간 생각이 아닐 수 없다.